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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전거 타기

[08.08.20] 호미곶 라이딩

by KWANG HYUN 2008. 8. 27.
  6시........ 아침에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아마도 오랫만에 일찍 자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직 독서실을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뭘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저번 주 부터 생각만 해오던 호미곶을 한 번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꽤 멀기 때문에 밥도 두 그릇이나 먹어주고 잠시 소화도 시킬겸 드래곤 볼 시청..ㅋ

  근데 갑자기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대충 자출사 후기를 봤을 때 거리가 왕복 200km는 되는데, 저는 저번 해운대 160km때 힘들었기 때문에, 오늘 괜히 갔다가 고생하는거 아닌가..
그나마 해운대 갈 때는 자전거도 열심히 탈 때고, 지금은 거의 안타다시피 하니까.. 체력적으로 괜찮을까... 저번에 클릿신발 빨고 클릿을 좌우교체했는데 클릿 위치를 잘못 맞춰서 무릎이 아프지는 않을까.. 라이트가 없어서 해 지기 전까지는 울산 들어와야 되는데 내 실력에 가능할까.. 등등.. 잠시 가기가 망설여졌습니다.;;;

  혼자서 고민고민하다가 그래도 이 때 아니면 언제 가보나 싶어서 과감하게 짐을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집에서 나온 시각은 대충 7시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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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집 앞에서 음료수랑 담배 구입..ㅋ


  오늘의 컨셉은 투어링입니다. 요근래 강하게 든 생각이 빨리 달리는것도 나쁘지 않지만.. 저는 빨리 달리는 것 보다는.. 여기저기 자전거 타고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다니는게 적성에 더 맞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다가 힘들면 쉬고, 좀 예쁜 곳 나오면 사진도 찍고.. 샤방하게~ㅋ

  음료수랑 사가지고 남목으로 갔습니다. 오오.. 중공업 앞 쪽 도로상태가 완전 개판이네요..ㅡㅡ^
여지거지 다 뜯어놓고 천쪼가리 덮어놓고..좀 고쳐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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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목에서 주전으로 넘어가는 고개, 후... 이 쪽도 꽤나 경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출발부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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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요즘에 자전거를 많이 안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힘겹게 업힐을 끝내고 바로 휴식.. 이제 시작인데 걱정이 앞섭니다.. 원자력 업힐도 있고 포항쪽에는 어떤 길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ㄷㄷㄷ 그래도 이제부터 원자력 앞 까지는 크게 힘든 길이 없는 걸 아니까 나름 가벼운 마음으로 다운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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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길로 한 10분 정도 주욱 내려갑니다~ ^^ 내려가다보면 주전해안이 나오는데..
자주가는 곳이고 아직 갈길이 멀어서 서지 않고 그냥 바로 지나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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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도 없고 차들도 이런 길을 빨리 달리니까 당연히 사고 다발지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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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바닷가에서 화장실도 들를겸 잠시 휴식을.. 날이 좀 덥지 않아서 그런건지 바다에 사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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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지나서 새로 닦인 도로에 올라가면서 찍은 정자 바닷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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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경주표시 바윗돌.ㅋ 여기는 지나갈 대마다 항상 찍어줍니다. 나름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거니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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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로. 사진에 있는 것처럼 큰 트럭들이 많이 다니는데.. 저런 차들이 옆으로 지나가면 자전거가 휘청휘청합니다..ㄷㄷ 자전거가 차쪽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느낌.. 조심조심 진행합니다.ㅋㅋ 정자에서 신도로타고 설렁하게 샤방샤방가다보니, 드디어 저 앞에 월성 원자력 발전소가 보입니다. 후.. 오늘의 가장 큰 업힐이 아닐까.. 근데 아까 남목에서 체력이 후달렸던 것과, 예전에 빌리온타고 왔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갑자기 나면서 한 번 쉬고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ㅋ 발전소 앞에 공원 같은 것이 있어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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쨔잔~


  아침에 샀던 음료수를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날이 그렇게 덥지 않은가보네요. 루후후후. 근데 정말 클릿이 살짝 잘 못달아진 건지, 그냥 오랫만에 타서 그런건지 무릎에 살짝 입질이 옵니다. 그래도 남자가 갑바가 있지..ㅋ

   원자력으로 바로 가면 산으로 올라가지 않고 바로 갈 수가 있는데.. 돌아가야한다니..;; 오버하지 않고 설렁설렁 올라갑니다. 제가 전보다는 많이 탔는가 보네요. 저번에 빌리온으로 왔을 때하고는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경사나 길이가 생각보다 심하지 않네요.ㅋ(자화자찬ㅋㅋ)
 

  그 때는 언덕 꼭대기에 도착하면 쉬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한번에 무사통과, 제 실력이 늘어봐야 얼마나 늘었겠나... 확실히 로드가 편하긴 한가븝니다. 근데 다운힐 쪽 근처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서 길에 흙탕물이 흥건합니다. 이런... 최대한 감속해서 지나갔지만.. 후... 여기저기 흙탕물이 튀었습니다. 어여어여 물받이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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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이 다운힐만 내려가면 얼마 못가서 문무왕릉이 나옵니다.
훗. 저번에 한 번 와봤다고 반갑네요. 그리고 어딜가도 쉽게 볼 수 없는 "급내리막"이라는 표지판. 특히 공사차량같은 경우는 엔진브레이크로 완전 천천히 내려갑니다. 싱글브레이크에 아직 적응이 덜 되서 살짝 불안했지만. 천천히가면 되니까 진행.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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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문무왕릉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저번에 왔을 때보다는 사람도 없고 휑합니다..;; 그냥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고 음료수 한 모금 마시고 바로 출발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저도 처음가보는 길이라서 더욱 설레입니다. 하악하악

  조금 가다보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 삼거리를 보니 예전에 오프할 때 입실에서 나오던 그 길입니다.
아.. 여기가 거기구나..;;;
여기서 포항방면으로 우회전합니다. 우선은 대충 포항, 구룡포 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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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다가 그냥 길이나 바다가 좀 예쁘면 가차없이 세워서 찰칵. 혼자 오면 좋은게 이렇게 일정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거. 단점은 조금 심심하고. 혼자라서 내 얼굴을 사진에 담기 힘들다는거..;;

  얼레.. 근데 배가 살짝 고파옵니다. 이를 어쩐다. 원래 계획은 호미곶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건데.. 생각보다 빨리 배가고파옵니다. 음.. 호미곶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전혀 감이 없는 저는 그래도 아직은 많이 고픈 건 아니니까 딱히 먹을 것도 없어서 그냥 진행합니다. 무식무식.. (라이딩 중에 배가 고프면 바로바로 먹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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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다보니 웬 솔밭이 나옵니다.
이 솔밭... 예전에 초코랑 불국사 갈때 빙고님이 말씀하신 그 솔밭같습니다. 여기 지나서 경주로 가는 길이 있다고 하셨는데.. 진짜 이 솔밭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경주가는 길이 나왔습니다. 아.. 저번에 불국사는 이 길로 갔어야 하는구나..;;; 후... 역시 길치는 답이 없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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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까지는 날씨가 그렇게 뜨겁지 않아 참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때부터인지 종종 햇빛이 나옵니다.. 이런.. 선크림 깜빡하고 안바른게 이제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전 원래 잘 안바르니까..;; 위에 있는 이상한 것은 그냥 땡볕에서 업힐하다가 업힐 끝날 무렵 휴식하면서 찍은 건데요. 새겨져 있기로는 감포청년회라고 되어있지만.. 아직 감포는 못 온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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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갈림길이 나오면 나는 무조건 바닷길만 따라갔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감포항 쪽 길.. 불안한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동네길이 나오면서 불안해집니다. 아니면 돌아나온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진행했는데 이리저리 어찌하다보니 경주시 오류해수욕장..;;; 분명 포항 방향으로 왔는데 왜 아직도 경주인지.. 힘이 쫙 빠졌습니다. 그래도 우선 바닷길로만 가면 호미곶은 나오게 되어있으니까 과감하게 궈궈.

  여기서 조금 더 가니까 아까 갈림길이었던 31번도로와 만납니다.. 음.. 웬지 돌아 온 기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가 온 쪽이 더 수월했던 길 같습니다. 31번은 업힐이었다고 하네요. ^^ 다시 31번국도를 따라서 설렁설렁 라이딩. 솔직히 말은 설렁설렁이라고 하지만.. 역풍이 심하게 불어서 설렁설렁 탈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다운힐에서 밟아야 30이 나오는지.. 올 때 뒤에서 불어 줄 것이라 위안하면서 진행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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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드디어 포항 입성. 이제 점점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듭니다..ㅋㅋㅋ 물론 아직 갈길은 멀지만.. 한줄기 희망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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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왔을까.. 드디어 표지판에 호미곶 나오셨습니다.. 이 때 기분 완전 좋았습니다. 31km면..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거리에 조금 더 가면 되는거니까.. 제가 평균적으로 타던 속도는 25km정도. 단순하게 계산하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한다는 얘기죠. 힘이 불끈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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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무슨 맞바람이 이렇게 불어대시는지.. 진짜 타기 싫어질려고합니다. 아놔... 거기다가 작렬하는 햇빛..;; 처음 출발할 때보다 쉬는 시간이 조금씩 잦아지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자주 타지 않은게 이런데서 드러나는 것 같네요. 아니면 저는 역풍에 쥐약인 스타일? 거기다가 무릎에 오는 입질이 아까보다 조금 심해졌습니다. 아놔..;;;

  나름 열심히 탄다고 하고 있는데~ 이젠 배가고픕니다. 이런.. 뭔가 먹어줘야 될 듯한데.. 먹을만한데가 없네요. 아까 무신경하게 지나친 편의점도 생각나고..ㅠㅠ 무릎도 아까보다 좀 더 아픈 것 같습니다. 아놔...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클릿사이즈의 렌치를 들고 온게 마음이 놓입니다.(이 것도 이때 바로 위치를 바꿨어야죠. 에휴..답답아..;;) 

조금 가다보니 왼쪽편에 슈퍼가 보입니다. 바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간식거리 몇 개 사는데, 아주머니가 어디가냐고 물어보십니다.

"호미곶한 번 가보려구요^^ "
"어디서부터 왔어요?"
"울산이요"
"고생을 사서하네 그려...;;;"
^^
그래도 아줌마가 시원한데서 먹으라고 그늘진데 의자를 갖다주셨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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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여행기에 자주 등장하는 양갱. 이거 먹으면 힘이 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봤는데. 오.. 효과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살짝 배가 찬다는 느낌도 들고.. 그리고 아까 다 마셔버린 음료수도 새로운 꼬마펫트로 교체완료. 근데 날이 더워서 양갱이 잘 안넘어갑니다... 그래도 호미곶까지 가려면 먹어야되기 때문에 억지로 먹고 기운을 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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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그냥 간식먹다가 한 컷. 확실히 바닷길이라 그런지 오르락내리락~ 그래도 눈이 즐거워서 그런가 힘은 덜 든 것 같습니다. 그냥 살짝 아쉬운게 있다면 길이 하나라그런가 표지판이 없습니다. 얼마나 남았다는 것 정도는 좀 알려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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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다가 사진 찍고 싶으면 바로 스톱. 이 사진은 꽃 왼쪽에 줄기 두 개가 없으면 더 좋았을 텐데... 꺾을 수는 없어서 그냥 찍었습니다.ㅋ 근데 생각해보면 잠시 옆으로 뉘이면 되는 거였는데...;;; 하여튼...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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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허... 생각보다 지치는 시간이 빠릅니다. 아직 지치면 안되는데 쉬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드는 것이 영 불안합니다. 아직 목적지에는 도착도 못했고, 다시 되돌아가야 되는데.. 힘들다 싶으면 바로바로 쉬어주기로했습니다. 저는 훈련하려고 오늘 자전거를 타는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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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면서 자전거도 한장씩 찍어주고. 주인 잘못만나서 짝짝이 바테잎에 칠도 엉성하고 여기저기 벗겨져있지만.. 조금만 기다려라. 레버팔아서 새로 칠해줄꾸마. 나도 다 생각이 있다. 그래도 집안에만 있는 것 보다는 이렇게 굴려주는 주인이 더 좋은것 아니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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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갔을까. 호미곶표지판이 나타났는데 얼래? 8km남았습니다. 오호... 이정도면 정말 금방인데!!! 갑자기 힘이 확 솟아납니다. 음화화화. 근데.. 이거 어디로 가야되는거죠.. 표지판에는 포항이 좌회전처럼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포항이 직진, 구룡포가 우회전인 느낌입니다. 잠시 망설이다가 바닷길 선택. 바닷길은 빡세봐야 얼마안될거라는 얄팍한 계산에서였습니다. ㅋㅋㅋ 나중에 구피님께 들은이야기지만. 저의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31번은 업힐이 장난아니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ㄷㄷㄷ 저도 가끔은 잘하는게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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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이..표지판에서 키로수가 사라졌습니다. 제 생각에 표지판에 키로수가 보이지 않은 경우는, 거의 다 왔을때 그런 것 같습니다. 완전 신납니다.히릿!!! 이 때 시간이 한 10시 반에서 11시 사이.. 오호... 전 일찍 온건가 싶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다보니 오.. 길 양쪽으로 편의점, 횟집 같은게 좌악 나오는데~ 진하해수욕장 입구같은 분위기입니다. 아. 완전 진짜 다왔구나!! 둑은둑은..

  어? 근데.. 진하는 한 2~3분만 들어가면 앞에 바다가 보이는데, 이건 계속 옆으로 바다가 나오고 길이 계속 나있습니다... 으음... 이거 뭐지.... 살짝 불안해 집니다. 그리고 아직 8km도 안된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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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읭???? 이... 이건 또 뭔가요....;;;; 저보고 어쩌라고... 저 쪽이 아니면 어디로 가라고 말을 해줘야할꺼 아니냣!!! 떨렁 X만 써 놓으면 나 같은 소심한 성격은 고민한단 말이닷!!!

  음.. 잠시 길가에 앉아서 쉬다가.. 우선은 구룡포로 갑니다. 구룡포가 지나야 호미곶이 나온다는것을 인터넷 지도로 한 번 봐놨던게 기억이 났습니다. 후...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가다가 도중에 호미곶 14km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지대로 낚인것 같네요... 아마도 위에 X표 있는 길로 갔으면 그렇게 갈 수 있었는가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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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아마도 구룡포 해수욕장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정신을 반쯤 놓고 있었죠. 체력은 떨어지고, 무릎은 아프고...ㄷㄷㄷ 이제부터 호미곶까지는 진짜 표지판이 한 번도 안나옵니다. 안그래도 불안한데 표지판도 없으니 살짝 지나가버렸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 체력은 정말 바닥이 나고... 무릎도 너무 아픕니다.. 이제서야 클릿위치를 바로 잡았지만.. 이미 늦어버린 것 같습니다. 페달질 할때마다 살짝 살짝 아픕니다. 아까까지는 그래도 막 아픈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 집에 어떻게가냐...ㅠㅠ

  억지로 꾸역꾸역 페달질을 해가면서 호미곶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길을 계속 가고있는데, 앞에서 빠른 속도로 미벨 두대가 내려옵니다. 그래서 "안녕하세요~"라고 하고 지나가는데.. 어? 부스동 구피님이시네요. 뒤에는 녹색자전거인데.. 두 분다 워낙 빠르게 지나가셔서.." 어? 구피님!"이라고 밖에 못했습니다. 두 분이 지나가시고 저도 자전거를 돌려서 따라가보려고 했지만. 이미 바닥난 체력에 저 멀리 점으로 보이는 분들을 따라갈 수도 없고, 부산까지 가셔야되는데 괜히 저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따라가는 걸 포기하고 다시 되돌려서 제 갈길로 갔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저 멀리 커다란 풍력발전소용 바람개비가 보입니다. 아아... 진짜 거의 다 왔나보구나... 왠지 어디선가 그 근처에 그런게 있는 사진을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흰색 등대. 그래. 그 쪽에 등대박물관도 있다고 하더라.. 저게 그건가보다..

  너무너무 기쁩니다. 집에 갈 일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죠. 제가 자전거를 타고 호미곶까지 왔다는거 자체가 기뻤습니다. 근데.. 아직 표지판이 없으니 얼마나 더 가야될지는 잘 모르므로 비록 몸은 무겁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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쨔잔~~ 아놔~~ 이제 진짜 다왔습니다. 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대충 시간이 11시 30분쯤 된 것 같습니다. 무려 4시간 30분..ㄷㄷㄷㄷ 고생했삼...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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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 손을 직접 보려고 이렇게 고생한 건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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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를 찍기에서는 저는 아직 보수적이라.. 발 사진으로 대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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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자전거를 들고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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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쪽에 손이 하나, 땅쪽에 손이 하나 있습니다.


  여기에 와 보니까. 역시 평일 오전이라 그런가 사람이 많이 없습니다. 딱 좋습니다. ㅋ 오토바이 타고 오신 여성 라이더 한 분, 한.. 세 커플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여기까지 왔는데 누군가한테 막 얘기하고 싶어져서, 원래 갔다와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빙고님께 전화를 걸어서 클릿도 여쭤보고했습니다. (절대 자랑할 목적은 아니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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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여기 뭐 먹을만한게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또 양갱을 먹으려다가 이번에는 초코바로 변경..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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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코바 먹고 그늘진 벤치에서 한 30분~ 1시간정도 다리도 풀고.. 무릎도 마사지하고.. 근데 무릎이 영 심상치 않습니다.. 아앍.. 조금 많이 아픈 것 같은데.. 제 힘으로 호미곶 왕복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무식하지만 정말 못 걷겠는 정도가 아니면 그냥 진행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가는 길은 올 때랑 길이 똑같고, 빨리 가야 쉴 수도 있고 해서 사진을 거의 찍지 않기로 결심을 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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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 찍길래 찍어 본 가마솥. 20,000인분인가 떡국을 끓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근데 여기에서 새해를 보려면... 어후... 바글바글한 인파.. 생각만해도 짜증이 납니다. 전 시끌벅적한 걸 별로 안좋아합니다. 특히 사람많아서 이리치이고 저리 치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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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쉬고 나올 때 발견한 등대박물관.. 물론 들어가 볼 생각도 없었습니다. 근데. 저 앞에 있는 아이는 정체가 뭐지...;;; 돌고래 아니면 펭귄같은데.. 돌고래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해 봅니다...;;;

  이제 충분히 쉬었다고 판단하고 집으로 복귀합니다. 근데 이거 시작하자마자 무릎이 확 아픕니다..;;; 어.. 이러면 안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때 불었던 맞바람이 갈때는 뒤에서 불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히 속도가 다릅니다. 평지에서 살짝 페달질만해도 40가까이.. 야호~~~~

  근데 정말 안타까운 것은 갈수록 무릎이 악화된다는 거... 이제는 페달질 할 때마다 아픕니다. 아.. 이거 진짜 포기해야되나.... 잡생각이 많아집니다. 이렇게 계속 아픈 상태로 계속타는게 결코 좋지 않은걸 아니까요.. 그래도 가는데까지는 가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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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아까 갈 때는 한참 걸렸는데 순식간에 구룡포까지왔습니다. 진짜 무릎만 아니면 정말 신나게 달릴수 있을거란 생각이 떠나지를 않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제가 잘못해서 이렇게 된 건데 누구를 원망할까... 결국은 너무 아파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먹으면서 초코한테 전화를 해봤습니다. 초코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또 한 20분 정도 쉬었다가 출발했습니다.

  고맙게도 초코가 정자삼거리까지 마중나와준다고 해서 문무왕릉에 도착하면 연락 해주기로하고, 저는 다시 복귀하였습니다. 역시 무릎이 아픈게 가장 문제였습니다. 무릎이 움직일 때마다 아픕니다...;;자전거를 이렇게 어금니 꽉 깨물고 타다니..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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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왔을까.. 너무 아파서 그냥 길에서 세웠습니다. 못타겠다.. 이런... 거리가 멀지 않았다면 정말 차량픽업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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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쉬고있는 자전거.


  아까 왔던 길이 그렇게 험한 경사가 없었던 기억에 완던 길로 그대로 되돌아 가는데.. 후.. 다리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내리막에서는 페달질도 안하고 왔습니다. 그래도 갈 때보다는 평속이 더 올랐습니다. 역시 뒷바람이 최고. 낙타등 같은 지역에서는 저도 모르게 탄력좀 줘서 넘어가는 요령이 생겼습니다.. 역시 궁지에 몰리면...ㅋ 그래도 해 지는 시간인 6시 넘어까지는 시간이 아직 많으니까 많이 쉬면서 가면 괜찮겠다고 생각하고 20분에 한 번 씩 쉬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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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해수욕장쯤 와서 생각난 방안. 해수욕장에 있는 슈퍼는 얼음물을 파니까.. 얼음물을 사서 찜질도 해가면서 가면 될 것 같다는 생각..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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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왕릉이 절반쯤 되니까...;;; 그래도 많이 왔습니다. 이 삼거리가 정말 반가웠습니다. ㅠㅠ

  문무왕릉에 도착해서 초코바 하나랑, 콜라 하나 사먹고, 월성 원자력을 넘어야 하니까 충분히 휴식을 하였습니다. 후.. 원자력이랑 정자 구도로만 넘어가면 업힐은 없으니까 힘내서 월성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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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족 무릎이 아프니까 저도 모르게 왼쪽 다리로만 페달링을 했는가봅니다.. 월성 올라가는데 왼족 종아리에 쥐가 나려고 입질이 옵니다. 그래서 업힐 끝나자마자 그냥 길바닥에 퍼질러앉아 바로 휴식.

월성에서 신나게 다운힐 한 다음에 정자를 향해서 샤방하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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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평지의 내리막인 코스에서도 다운힐 도중에 휴식을..;;; 정자도 지나서 정자 삼거리에 도착하니 초코한테 전화가 와서 구피님과 일단정지님하고 같이 있다고 합니다. 아까 녹색자전거가 일단정지님 자전거구나..

  응? 경주쪽으로 해서 부산으로 가실 줄 알았는데, 신기했습니다. 오늘 두 번이나 뵙는구나..^^ 구피님 일행은 간절곶쪽으로 해서 가시려다가, 날씨때문에 버스로 점프하신다고 울산으로 가시다가 정자로 넘어오던 초코랑 만나게 된 신기한 경우였습니다.

  자주 넘어다니던 정자구도로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끌바를 하고 싶었지만 자존심에 끌바를 할 수 는 없어서 1단 걸고 즈려밟고 올라갔습니다.. ㅠㅠ 정자 사자상 지나서 다운힐 하는 도중에, 올라오던 초코랑 만나 같이 다운힐. 중부경찰서 쪽에서 구피님 일행과 합류했습니다. 우리는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하고, 해장국집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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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국사진. 뒤에는 초코의 김밥.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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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정지님 빌리온. 싯포스트랑 바테잎이 완전 짱입니다. 특히 싯포스트. 이미 일본사이트에 판매하고 있는 곳을 발견해서 즐겨찾기에 추가해놨습니다. 언제 돈 모아서 지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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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님 빌리온. 흰색컨셉이 깔끔하다는.. 그리고 안장은 초코를 불타오르게 한 카본안장. 저는 엉덩이가 아픈 듯 하여.. 그리고 지금은 브룩스에 삘이 꽃혀있는 상태라...;;;


  밥먹고 터미널에서 이지님도 만나 이야기 하고 두 분은 버스타고 가시고, 이지님은 차량으로 귀가, 초코랑 저는 빙고님 가게에 잠시 들러 이야기좀 하다가 해산하였습니다.

  후...다음부터는 미리미리 클릿도 세팅 맞춰놓고 타고, 아프면 바로 멈춰야겠습니다. 이런 무식한 짓은 이제 그만.. 그래도 제 힘으로 호미곶까지 갔다왔다는 거에 대해서는 완전 만족합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곳으로 떠나봐야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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