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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전거 타기

제 10회 대관령 힐클라임 대회 참가 후기

by KWANG HYUN 2012. 9. 2.



  지난 8월 25일, 강원도에서 대관령 '국제'힐클라임 대회가 열렸습니다.

예전부터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업힐대회였는데, 기회가 닿아서 원동이형, 현지, 돼지, 근희랑 다녀 올 수 있었습니다. 원동이형이랑 현지는 코란도 스포츠에 자전거를 싣고 먼저 올라가고, 저하고 근희, 돼지는 다음 날 일 마치고 근희의 아반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 천천히 가지는 않았는데, 대략 6시간 정도 걸린 듯. 당일 날 아침에 울산에서 출발해서, 대회 참가한 다음에 바로 울산으로 복귀한 바람이가 새삼 대단해 보입니다. ㄷㄷ 엄청난 체력...



  대략 이전 참가자들의 기록을 보니 대략 1시간 이내로 들어온다면 좋은 기록에 속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제 목표도 1시간 이내로 완주하는 것으로 합니다. 물론 저는 미니벨로부문이니까요. 로드는 기록들이... ㄷㄷㄷ근데 이미 몇 년간 놀아버리고 자전거도 안타고 갑자기 나가서 1시간이라는 좋은 기록을 내려고 했다는 것은 무리이지만, 그래도 목표는 높게 잡는 게 좋으니까요. ㅋㅋ


  대회장에 도착하니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자전거 메이커의 마크가 크게 새겨진 팀카를 꾸려서 온 팀(스폰이라기 보다도 메이커에서 운영하는 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ㄷㄷ 저는 잘 몰라서..;;;), 샵에서 포터를 지원받았는지 샵 이름이 써진 포터에 자전거를 꽉 채우고 온 팀, 관광버스를 빌려서 온 팀.. 오오.. 뭔가 다들 본격적으로 타러 온 듯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저에게는 신기하게 보였습니다. 전 자전거는 그냥 실렁실렁 재미삼아 타는 것인데, 뭔가 본격적으로 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저도 본격적으로 타 보고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만..역시 저는 대충 쉬엄쉬엄 타는게 맞는 듯 합니다. ㅋ



자전거를 꺼내서 조립을 합니다.





제것은 제가 직접!!





여자애들 것도 조립해줍니다. ㅋ





  대회는 퍼레이드 구간을 지나고 바로 대회 스타트 지점을 지나면서 시작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제일 후미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퍼레이드의 앞쪽이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꽤나 정신 없이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서 퍼레이드에 대한 불만이 보이더군요. 뒤쪽은 그냥 신경 쓸 것 없이 따라만 가면 되는 정도였습니다. 퍼레이드구간을 달릴 때의 속도는 대략 25~30. 저한테는 거리나 속도가 몸풀기에 딱 적당했습니다. ㅋ


  퍼레이드구간이 끝날 무렵 스타트지점이 보였습니다. 오른편에 주유소가 하나 있었는데, 시작 전 화장실에 들르려는 사람으로 북적대고 있더군요. 저는 저희 일행을 따라가지 못하고 흘러버려서 혼자 그냥 살살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를 본 구피형이 저를 부르더군요.


  혼자 가는 것보다는 같이 가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구피형한테 갑니다. 구피형은 서울의 바이크당 분들과 함께였는데 간단하게 인사를 한 후, 같이 가기로 합니다. 그 쪽에는 여자분들도 계시고 해서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건 스타트 지점을 향해서 달려가던 중 오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엄청 잘타시더라는..;;;; 평지구간은 어떻게 달렸는지 생각도 잘 안납니다. 그냥 저 앞에서 달리고 있는 구피형 그룹을 따라갈 생각밖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쿨하게 포기하고 페이스 조절을 했으면... 쿨럭..


  초반에 형들 따라간다고 무리를 한 바람에 업힐 구간이 나오자마자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나버립니다. 아.. 망했다.. ㅋㅋㅋㅋㅋ 내가 여기를 몇 시간 걸려서 왔는데.. 다리에 쥐가 난 것 가지고는 억울해서 포기할 수 없습니다. 종아리에 쥐가 폭발(?)하지 않게 꾹꾹 눌러가면 천천히 올라갑니다. ㅠㅠ




으허헝... (출처. 굼디 바이크)






살이 엄청나게 쪘습니다. ㄷㄷㄷ(출처. 위글)





  역시 강원도의 산은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습니다. 200km거리의 호미곶을 라이딩 할 때도 물통 하나를 다 안먹는데, 중간지점을 넘어가니 3분의 1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ㄷㄷㄷ 중간중간의 급수대에서 물을 두 잔씩 받아 먹습니다. ㅋ 선선한 날씨였었는데, 만약 더웠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오른쪽 종아리에 무리가 가지않게 하려다보니 다른 곳에서 비명을 질러댑니다.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나려고 하고, 오른쪽 무릎 위 허벅지가 뭉쳐옵니다. 아... 오버페이스의 최후는 이런 것이었군요...;;;


  코스의 경사도는 그리 심하지 않은데, 종아리에서 쥐가 자꾸 나버리니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아... 짜증나서 죽는 줄... ㅋ 게다가 1Km 표지판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가민에서 주행시간이 1시간이 넘어가버립니다. 이 때 다시 멘탈 붕괴...;;; 한 시간도 넘었는데, 아픈 다리도 풀겸 쉬었다 갈까? 라는 생각이 엄청나게 듭니다만.. 자전거에서 내리는 순간 다시 탈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강행 합니다. 어차피 업힐만 끝나면 차 타고 복귀할 수 있으니, 남은 시간동안 다 써버리기로 합니다. 자빠지더라도 골지점 지나가서...


  마지막 1km 표지판이 지나갑니다. 원래라면 여기서 아우터 물려서 빡지게 밟고 올라가려 했습니다만, 안됩니다. ㅋㅋㅋ 그냥 그대로 살살 진행. ㅋㅋㅋㅋ 마지막 코너를 지나는데 피니쉬 지점이 보이면서 구피형 목소리가 들립니다.


"팬더다!!!"


  네. 실력은 없지만 약한 모습은 보이기 싫어서 죽을 각오로 어택. 골 지점을 통과합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에서는 피니쉬라인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없습니다. 그냥 기록칩 인식되는 소리만 기억이 납니다. ㄷㄷㄷ


골지점을 지나가면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습니다.


"끝이구나.."


  내가 겨우 이렇게 밖에 탈 수 없었나.. 라는 생각이 자꾸 자꾸 올라옵니다. 속이 다 뽀개지더라는... 길가에 앉아서 잠시 쉰 다음에 정상에 가져다놓은 우리 차로 갑니다. 제가 올라오고 얼마 안되어 다들 올라오더군요. 아놔.. ㅋㅋㅋㅋ




구피형이랑





단체사진





원동이형은 업힐요정으로 변신해서 여성동지 2명을 도와주며 올라오더니..

하얗게 타버렸습니다. ㄷㄷ





경품 추첨장으로 이동






  뭐.. 대회 끝나고 경품 추첨을 기다렸지만, 엄청나게 많은 종목의 시상과, 끝없는 감자 어택으로 저희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돌아섭니다.


이렇게 저희의 대관령 대회 참가는 끝이 났습니다.




  처음 나가본 대관령 대회. 코스 자체는 엄청나게 좋습니다만, 행사의 진행이랄까.. 이런 부분은 10회 째 열리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뭔가 아쉬운점이 많아서 코스는 마음에 들지만, 대회는 별로인 그런 느낌...... 아마 내년에 참가하게 되면 그냥 밥도 따로 준비해오고, 대회 끝나면 바로 집에 갈 듯 합니다.


  그래도 다녀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내년에 다시 참가한다면 그 때는 1시간 이내로 찍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ㅋ


그럼 대관령 참가기를 여기서 마칩니다. ^^





시작부터 똥망의 스멜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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