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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전거 타기

[09.04.07] 토함산, 잊지않겠다. - 불국사 라이딩

by KWANG HYUN 2009. 4. 8.

  작년의 한 여름날,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씨 & 저의 뛰어난 길치 센스로 원래 길에서 한참 벗어난 엉뚱한 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쵸코랑 저, 모두 떡실신 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에 쵸코랑 가려고 했던 불국사 코스를 언젠가 꼭 성공해보고 싶었습니다.

  언제나 가려나..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울컥하는 마음에 이번에는 샤방하게 가서 벚꽂구경이나 할 요량으로, 카페에 갈 사람들이 있는가를 물어보았습니다. 웅쯔가 간다고 합니다. 이렇게 둘이 불국사에 다녀왔습니다.


  역시 거리가 거리인지라, 아침에 만나서 정자를 오릅니다. 평소 같으면 시간 잰다고 아둥바둥 하는데, 오늘은 갈 길이 멀기에 그냥 이야기나 해가면서 샤방하게 올라갑니다.

일주일에 4~5번 번씩 오는 정자이지만. 맨날 밤에만 오니.. 꽃은 처음 봤습니다. ㅠㅠ


  정자를 샤방하게 넘고 나서, 월성 원자력 발전소까지는 쉬지 않고 그냥 계속 갔습니다. 어차피 월성 업힐 하기 전에 한 번은 쉬어야 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을 자꾸 늘리면 결국 도착시간이 늦어지니까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루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져있는데 말이죠. 오랫만에 가는 월성 업힐은 예전보다는 쉬워진 느낌이었습니다.


월성업힐정상


  월성을 지나서 문무왕릉에 잠시 들러 물도 먹고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했습니다. 어차피 문무왕릉은 따로 볼 것은 없거든요. 이제 경주방향으로 자전거를 틀었는데.... 순도 100%의 맞바람이 불고 있더군요... ㅠㅠ


이렇게 뻥 뚫린 도로에서 맞바람..

  맞바람을 뚫고 한참을 달린 끝에 드디어 불국사, 석굴암 방향이 나오더군요. 제가 어제 저녁에 지도로 보았던 그 길.. 그래도 지도에서는 산을 돌아서 넘어가는 길이라, 그럭저럭 갈 만 할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저의 오해였음을 깨닫는데는 약 한 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불국사, 석굴암


  한적한 시골길을 조금 달리다 보니, 뜬금 없이 나타난 자그마한 업힐.. 웅쯔는 여기서 쉬었다가 가자고 합니다. 어차피 저도 모르는 길이니까 푹 쉬었다가 출발합니다. 어차피 둘러가는 길인데 얼마나 심하겠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거 왠지 실수한 느낌입니다.. 업힐 하나 넘고나니 또 나오고, 넘으니까 또 나옵니다.


열심히 가고있습니다.


  이렇게 고개 를 두 개정도 넘었을까요? 갑자기 웃음이 나오는 코스가 저를 반기더군요. 진짜 여길 타고 가야되나 끌고가야되나 고민이 들었습니다. 원래 어제 저녁부터 무릎 뒤쪽이 아픈 것도 있었고, 이 정도 업힐일 줄 알았으면 안왔거든요. ㅠㅠ 그래도 남자가 한 번 들이댄거 끝을 봐야죠. 그냥 어거지로 밟고 올라갑니다.


ㅡㅡ;;;;


  올라가는 동안 사람들은 차로 지나가고.. 땀은 자꾸 떨어지고, 자전거도 울고 저도 울었습니다. ㅠㅠ  한참을 올라왔는데 커브 돌면서 또 업힐, 그거 지나면 또 업힐.. 업힐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게 자꾸 나오다니.. 흐헝...그래도 자존심에 끌고 올라가진 않았지만.. 한 3~4번 정도 쉬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핑계는 사진이구요. ㅋ


올라온 길은 이렇습니다


  올라가는 동안 계속 "업힐은 근성"이라고 되뇌이면서 갔지만,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서 쉬엄 쉬엄 올라갔습니다. 아직 제 엔진은 허접한가 봅니다. 엔진 업글을 더 해야할 듯.


  드디어 힘들게 거의 끝자락에 다다랐습니다. 올라오는데만 한 2~3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대충 마우나가 이런 느낌일 듯 합니다. 마우나도 한 번 가봐야겠네요. 근데 올라오는 동안 힘이 많이 들었는지, 오른 쪽 장경인대에 입질이 살짝 오더군요. 그래서 보문단지까지 가려던 계획을 살짝 수정해서 그냥 불국사에서 바로 돌려가기로 했습니다.

목장에 소도 있습니다.

목장 옆 길

여기가 끝인 줄 알았습니다. 인상 좀 필 걸 그랬네요. ㅋ

진짜 업힐 끝입니다.

무당벌레 曰 "너희가 고생이 많다~"


 아까 그 꼭대기에서 불국사까지 5km정도 다운힐 입니다. 내려오는 동안 예쁜 길이 있는데, 앞, 뒤로 차가 같이 오고 있어서 사진도 못찍고 그냥 묻어서 같이 내려왔습니다. ㅠㅠ 그래도 한 참을 신나게 내려왔습니다.


이제 벚꽃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불국사 입구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있습니다.

  불국사 입구에서 사진 좀 찍고, 7번 국도를 타고 울산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7번 국도 갓길이 깨끗해져서 편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큰 차들이 많이 다녀서 자주 이용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가는 동안 체력이 바닥나버리고, 다리도 아파서 보문단지를 못 간 것이 아쉽지만...(아마도 나중에 또 들이대겠지요.) 그래도 꽃 구경도 충분히 하고, 업힐도 질리도록 한 나름 재밌는 라이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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