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갑자기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대충 자출사 후기를 봤을 때 거리가 왕복 200km는 되는데, 저는 저번 해운대 160km때 힘들었기 때문에, 오늘 괜히 갔다가 고생하는거 아닌가.. 그나마 해운대 갈 때는 자전거도 열심히 탈 때고, 지금은 거의 안타다시피 하니까.. 체력적으로 괜찮을까... 저번에 클릿신발 빨고 클릿을 좌우교체했는데 클릿 위치를 잘못 맞춰서 무릎이 아프지는 않을까.. 라이트가 없어서 해 지기 전까지는 울산 들어와야 되는데 내 실력에 가능할까.. 등등.. 잠시 가기가 망설여졌습니다.;;;
혼자서 고민고민하다가 그래도 이 때 아니면 언제 가보나 싶어서 과감하게 짐을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집에서 나온 시각은 대충 7시 쯤...;;;
우선 집 앞에서 음료수랑 담배 구입..ㅋ
음료수랑 사가지고 남목으로 갔습니다. 오오.. 중공업 앞 쪽 도로상태가 완전 개판이네요..ㅡㅡ^
여지거지 다 뜯어놓고 천쪼가리 덮어놓고..좀 고쳐주셈..;;
남목에서 주전으로 넘어가는 고개, 후... 이 쪽도 꽤나 경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출발부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주가는 곳이고 아직 갈길이 멀어서 서지 않고 그냥 바로 지나쳐 갔습니다.
갓길도 없고 차들도 이런 길을 빨리 달리니까 당연히 사고 다발지역.. ;;
정자 지나서 새로 닦인 도로에 올라가면서 찍은 정자 바닷가.ㅋ
신도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경주표시 바윗돌.ㅋ 여기는 지나갈 대마다 항상 찍어줍니다. 나름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거니까..ㅋ
쨔잔~
원자력으로 바로 가면 산으로 올라가지 않고 바로 갈 수가 있는데.. 돌아가야한다니..;; 오버하지 않고 설렁설렁 올라갑니다. 제가 전보다는 많이 탔는가 보네요. 저번에 빌리온으로 왔을 때하고는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경사나 길이가 생각보다 심하지 않네요.ㅋ(자화자찬ㅋㅋ)
그 때는 언덕 꼭대기에 도착하면 쉬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한번에 무사통과, 제 실력이 늘어봐야 얼마나 늘었겠나... 확실히 로드가 편하긴 한가븝니다. 근데 다운힐 쪽 근처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서 길에 흙탕물이 흥건합니다. 이런... 최대한 감속해서 지나갔지만.. 후... 여기저기 흙탕물이 튀었습니다. 어여어여 물받이를...ㅋ
훗. 저번에 한 번 와봤다고 반갑네요. 그리고 어딜가도 쉽게 볼 수 없는 "급내리막"이라는 표지판. 특히 공사차량같은 경우는 엔진브레이크로 완전 천천히 내려갑니다. 싱글브레이크에 아직 적응이 덜 되서 살짝 불안했지만. 천천히가면 되니까 진행.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조금 가다보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 삼거리를 보니 예전에 오프할 때 입실에서 나오던 그 길입니다.
아.. 여기가 거기구나..;;;
여기서 포항방면으로 우회전합니다. 우선은 대충 포항, 구룡포 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얼레.. 근데 배가 살짝 고파옵니다. 이를 어쩐다. 원래 계획은 호미곶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건데.. 생각보다 빨리 배가고파옵니다. 음.. 호미곶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전혀 감이 없는 저는 그래도 아직은 많이 고픈 건 아니니까 딱히 먹을 것도 없어서 그냥 진행합니다. 무식무식.. (라이딩 중에 배가 고프면 바로바로 먹어주세요!!)
이 솔밭... 예전에 초코랑 불국사 갈때 빙고님이 말씀하신 그 솔밭같습니다. 여기 지나서 경주로 가는 길이 있다고 하셨는데.. 진짜 이 솔밭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경주가는 길이 나왔습니다. 아.. 저번에 불국사는 이 길로 갔어야 하는구나..;;; 후... 역시 길치는 답이 없습니다..ㅠㅠ
여기서 조금 더 가니까 아까 갈림길이었던 31번도로와 만납니다.. 음.. 웬지 돌아 온 기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가 온 쪽이 더 수월했던 길 같습니다. 31번은 업힐이었다고 하네요. ^^ 다시 31번국도를 따라서 설렁설렁 라이딩. 솔직히 말은 설렁설렁이라고 하지만.. 역풍이 심하게 불어서 설렁설렁 탈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다운힐에서 밟아야 30이 나오는지.. 올 때 뒤에서 불어 줄 것이라 위안하면서 진행 하였습니다.
오.. 드디어 포항 입성. 이제 점점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듭니다..ㅋㅋㅋ 물론 아직 갈길은 멀지만.. 한줄기 희망이... +_+
나름 열심히 탄다고 하고 있는데~ 이젠 배가고픕니다. 이런.. 뭔가 먹어줘야 될 듯한데.. 먹을만한데가 없네요. 아까 무신경하게 지나친 편의점도 생각나고..ㅠㅠ 무릎도 아까보다 좀 더 아픈 것 같습니다. 아놔...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클릿사이즈의 렌치를 들고 온게 마음이 놓입니다.(이 것도 이때 바로 위치를 바꿨어야죠. 에휴..답답아..;;)
조금 가다보니 왼쪽편에 슈퍼가 보입니다. 바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간식거리 몇 개 사는데, 아주머니가 어디가냐고 물어보십니다.
"호미곶한 번 가보려구요^^ "
"어디서부터 왔어요?"
"울산이요"
"고생을 사서하네 그려...;;;"
^^
그래도 아줌마가 시원한데서 먹으라고 그늘진데 의자를 갖다주셨습니다.ㅋ
쉬면서 자전거도 한장씩 찍어주고. 주인 잘못만나서 짝짝이 바테잎에 칠도 엉성하고 여기저기 벗겨져있지만.. 조금만 기다려라. 레버팔아서 새로 칠해줄꾸마. 나도 다 생각이 있다. 그래도 집안에만 있는 것 보다는 이렇게 굴려주는 주인이 더 좋은것 아니냐.ㅋ
어? 근데.. 진하는 한 2~3분만 들어가면 앞에 바다가 보이는데, 이건 계속 옆으로 바다가 나오고 길이 계속 나있습니다... 으음... 이거 뭐지.... 살짝 불안해 집니다. 그리고 아직 8km도 안된 것 같구요..
음.. 잠시 길가에 앉아서 쉬다가.. 우선은 구룡포로 갑니다. 구룡포가 지나야 호미곶이 나온다는것을 인터넷 지도로 한 번 봐놨던게 기억이 났습니다. 후...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가다가 도중에 호미곶 14km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지대로 낚인것 같네요... 아마도 위에 X표 있는 길로 갔으면 그렇게 갈 수 있었는가 봅니다. ㅠㅠ
아... 체력은 정말 바닥이 나고... 무릎도 너무 아픕니다.. 이제서야 클릿위치를 바로 잡았지만.. 이미 늦어버린 것 같습니다. 페달질 할때마다 살짝 살짝 아픕니다. 아까까지는 그래도 막 아픈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 집에 어떻게가냐...ㅠㅠ
억지로 꾸역꾸역 페달질을 해가면서 호미곶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길을 계속 가고있는데, 앞에서 빠른 속도로 미벨 두대가 내려옵니다. 그래서 "안녕하세요~"라고 하고 지나가는데.. 어? 부스동 구피님이시네요. 뒤에는 녹색자전거인데.. 두 분다 워낙 빠르게 지나가셔서.." 어? 구피님!"이라고 밖에 못했습니다. 두 분이 지나가시고 저도 자전거를 돌려서 따라가보려고 했지만. 이미 바닥난 체력에 저 멀리 점으로 보이는 분들을 따라갈 수도 없고, 부산까지 가셔야되는데 괜히 저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따라가는 걸 포기하고 다시 되돌려서 제 갈길로 갔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저 멀리 커다란 풍력발전소용 바람개비가 보입니다. 아아... 진짜 거의 다 왔나보구나... 왠지 어디선가 그 근처에 그런게 있는 사진을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흰색 등대. 그래. 그 쪽에 등대박물관도 있다고 하더라.. 저게 그건가보다..
너무너무 기쁩니다. 집에 갈 일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죠. 제가 자전거를 타고 호미곶까지 왔다는거 자체가 기뻤습니다. 근데.. 아직 표지판이 없으니 얼마나 더 가야될지는 잘 모르므로 비록 몸은 무겁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진행했습니다.
대충 시간이 11시 30분쯤 된 것 같습니다. 무려 4시간 30분..ㄷㄷㄷㄷ 고생했삼...어흑...
겨우 이 손을 직접 보려고 이렇게 고생한 건가 싶네요.
셀카를 찍기에서는 저는 아직 보수적이라.. 발 사진으로 대체.ㅋ
손이 자전거를 들고있삼
바다 쪽에 손이 하나, 땅쪽에 손이 하나 있습니다.
여기에 와 보니까. 역시 평일 오전이라 그런가 사람이 많이 없습니다. 딱 좋습니다. ㅋ 오토바이 타고 오신 여성 라이더 한 분, 한.. 세 커플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여기까지 왔는데 누군가한테 막 얘기하고 싶어져서, 원래 갔다와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빙고님께 전화를 걸어서 클릿도 여쭤보고했습니다. (절대 자랑할 목적은 아니었다는..)
이제 충분히 쉬었다고 판단하고 집으로 복귀합니다. 근데 이거 시작하자마자 무릎이 확 아픕니다..;;; 어.. 이러면 안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때 불었던 맞바람이 갈때는 뒤에서 불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히 속도가 다릅니다. 평지에서 살짝 페달질만해도 40가까이.. 야호~~~~
근데 정말 안타까운 것은 갈수록 무릎이 악화된다는 거... 이제는 페달질 할 때마다 아픕니다. 아.. 이거 진짜 포기해야되나.... 잡생각이 많아집니다. 이렇게 계속 아픈 상태로 계속타는게 결코 좋지 않은걸 아니까요.. 그래도 가는데까지는 가보기로 합니다.
고맙게도 초코가 정자삼거리까지 마중나와준다고 해서 문무왕릉에 도착하면 연락 해주기로하고, 저는 다시 복귀하였습니다. 역시 무릎이 아픈게 가장 문제였습니다. 무릎이 움직일 때마다 아픕니다...;;자전거를 이렇게 어금니 꽉 깨물고 타다니.. 쳇..
얼마나 왔을까.. 너무 아파서 그냥 길에서 세웠습니다. 못타겠다.. 이런... 거리가 멀지 않았다면 정말 차량픽업했을 것 같습니다..
길에서 쉬고있는 자전거.
아까 왔던 길이 그렇게 험한 경사가 없었던 기억에 완던 길로 그대로 되돌아 가는데.. 후.. 다리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내리막에서는 페달질도 안하고 왔습니다. 그래도 갈 때보다는 평속이 더 올랐습니다. 역시 뒷바람이 최고. 낙타등 같은 지역에서는 저도 모르게 탄력좀 줘서 넘어가는 요령이 생겼습니다.. 역시 궁지에 몰리면...ㅋ 그래도 해 지는 시간인 6시 넘어까지는 시간이 아직 많으니까 많이 쉬면서 가면 괜찮겠다고 생각하고 20분에 한 번 씩 쉬어줬습니다.
오류해수욕장쯤 와서 생각난 방안. 해수욕장에 있는 슈퍼는 얼음물을 파니까.. 얼음물을 사서 찜질도 해가면서 가면 될 것 같다는 생각.. 훗..
문무왕릉이 절반쯤 되니까...;;; 그래도 많이 왔습니다. 이 삼거리가 정말 반가웠습니다. ㅠㅠ
문무왕릉에 도착해서 초코바 하나랑, 콜라 하나 사먹고, 월성 원자력을 넘어야 하니까 충분히 휴식을 하였습니다. 후.. 원자력이랑 정자 구도로만 넘어가면 업힐은 없으니까 힘내서 월성으로 향했습니다.
오른족 무릎이 아프니까 저도 모르게 왼쪽 다리로만 페달링을 했는가봅니다.. 월성 올라가는데 왼족 종아리에 쥐가 나려고 입질이 옵니다. 그래서 업힐 끝나자마자 그냥 길바닥에 퍼질러앉아 바로 휴식.
월성에서 신나게 다운힐 한 다음에 정자를 향해서 샤방하게 갔습니다.
응? 경주쪽으로 해서 부산으로 가실 줄 알았는데, 신기했습니다. 오늘 두 번이나 뵙는구나..^^ 구피님 일행은 간절곶쪽으로 해서 가시려다가, 날씨때문에 버스로 점프하신다고 울산으로 가시다가 정자로 넘어오던 초코랑 만나게 된 신기한 경우였습니다.
자주 넘어다니던 정자구도로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끌바를 하고 싶었지만 자존심에 끌바를 할 수 는 없어서 1단 걸고 즈려밟고 올라갔습니다.. ㅠㅠ 정자 사자상 지나서 다운힐 하는 도중에, 올라오던 초코랑 만나 같이 다운힐. 중부경찰서 쪽에서 구피님 일행과 합류했습니다. 우리는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하고, 해장국집으로 갔습니다.
해장국사진. 뒤에는 초코의 김밥.ㅋ
일단정지님 빌리온. 싯포스트랑 바테잎이 완전 짱입니다. 특히 싯포스트. 이미 일본사이트에 판매하고 있는 곳을 발견해서 즐겨찾기에 추가해놨습니다. 언제 돈 모아서 지를지...;;;
구피님 빌리온. 흰색컨셉이 깔끔하다는.. 그리고 안장은 초코를 불타오르게 한 카본안장. 저는 엉덩이가 아픈 듯 하여.. 그리고 지금은 브룩스에 삘이 꽃혀있는 상태라...;;;
밥먹고 터미널에서 이지님도 만나 이야기 하고 두 분은 버스타고 가시고, 이지님은 차량으로 귀가, 초코랑 저는 빙고님 가게에 잠시 들러 이야기좀 하다가 해산하였습니다.
후...다음부터는 미리미리 클릿도 세팅 맞춰놓고 타고, 아프면 바로 멈춰야겠습니다. 이런 무식한 짓은 이제 그만.. 그래도 제 힘으로 호미곶까지 갔다왔다는 거에 대해서는 완전 만족합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곳으로 떠나봐야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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